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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Story

- 에디터 S가 들려주는 S 이야기 -

영화 에일리언 속 성적 이미지와 새로운 여성 캐릭터

관리자
2024-09-06
조회수 108

안녕하세요.

제주 건강과 성 박물관 블로그 지기 에디터 S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영화 좋아하시는지요? 최근에 에일리언 로물루스가 개봉했습니다. 1979년 에일리언 1편이 개봉하고 참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도 시리즈가 이어가고 있으니 대단히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무슨 성 박물관 블로그에서 영화 이야기를 시작하냐?라고 물어보실 수 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에일리언 시리즈에는 성적인 이미지와 새로운 여성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데요. 이제 그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페이스 허거, 여성 성기를 닮은 외계 생명체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외계 생명체는 페이스 허거입니다. 페이스 허거는 알 속에 잠들어 있다가 주변에 인간이나 생명체의(이하 인간) 움직임을 감지하면 알에서 나와 인간의 얼굴을 감싸고 몸속에 유충을 집어넣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죽음을 맞이하는 생명체입니다.

페이스 허거는 여성의 성기를 닮아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 허거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여성의 성기와 매우 닮았는데, 페이스 허거가 사람의 얼굴에 붙는 장면은 영화 속에서는 한순간이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페이스 허거의 모습은 영락 없이 여성의 성기를 닮아 있습니다.

사람 얼굴에 붙은 페이스 허거는 입안으로 에일리언 유충을 삽입하는데요. 이 과정은 구강성교 장면을 연상 시킵니다. 특히 이번에 개봉한 에일리언 로물루스에서는 다른 에일리언 시리즈에 비해 이 장면을 자세히 연출했는데 페이스 허거의 입에서 돌기가(이는 마치 남성의 성기와도 같습니다.) 나오고 이것이 사람의 입속으로 삽입되는 과정을 제법 길게 연출하고 묘사했습니다.


체스터 버스터 : 남성의 임신과 출산


에일리언 로물루스를 관람하면서 기존 시리즈와 다른 점이 있어서 조금 놀랐습니다.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페이스 허거에 의해 당하는(?) 인물은 모두 남자였는데 로물루스에는 여성이 페이스 허거에 당하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몸에 유충을 삽입한 페이스 허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또는 자신의 역할을 완수하면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페이스 허거가 사람의 입을 통해 삽입한 유충은 일정 시간이 되면 사람의 몸을 뚫고 나옵니다. 이는 출산의 이미지와 유사합니다. 다만 이는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같이 에일리언 로물루스를 제외한 모든 시리즈에서는 이런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남성이 겪었는데, 이는 영화적인 공포 요소 외에도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표현이고 특히 여성에게 국한된 임신과 불안과 출산의 고통을 남성에게 전이하여 남성도 성적인 신체적인 침범과 무력감과 고통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남성 성기를 닮은 '제노모프'


페이스 허거, 체스트 버스터를 거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에일리언의 형태로 바뀌는데 이를 '제노모프'라 불리고 있습니다.


기괴한 디자인의 이 외계 생명체는 영화 속 표현에 따라면 가장 완벽한 유기체라 불릴 만큼 빈틈이 없는 생물입니다. 영화 속 대부분의 등장인물은 제노모프에 의해 희생 당하는데 이 강력한 유기체는 마치 남자의 성기와 같습니다.


남성 성기를 닮은 긴 머리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존재입니다. 제노모프의 디자인은 그 자체로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남성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잔인하게 사람을 공격하는 이 괴물은, 억제되지 않은 남성성이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제노모프는 본능적으로 사람들을 파괴하고, 두려움 속에 가둬버리죠.


성적 대상화 없는 주인공 '리플리'


에일리언 1편의 시고니 위버 다시 말해 주인공 리플리는 기존의 영화에서 보여준 여성 캐릭터의 전형을 벗어난 캐릭터 다시 말해 성 역할이 배제된 더 나아가 고정관념 속 성 역할을 뛰어넘는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에일리언1 편이 개봉한 1970년 후반, 영화 속에 표현된 여성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의 보조 역할이나 로맨스의 대상 혹은 모성의 역할로 국한된 경우가 많았고 강한 여성을 표현하더라도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강조하는 측면이 매우 강했습니다.

반면에 에일리언 주인공 리플리는 섹슈얼리티를 강조하지도 않았고 모성이나(2편에서는 영화 서사상 모성을 보여줌) 남성의 보조적인 역할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모든 남성 캐릭터들이 에일리언에게 죽음을 맞이해도 혼자 살아남는 보통의 영화에서 그려진 여성 희생자가 아닌 생존자의 모습으로 강인한 인상을 심어 주었습니다.

에일리언 속 리플리는 여성도 전투력이 있고 능동적이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 주었고 이는 에일리언 1편 이후의 영화에서 표현되는 여성 캐릭터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공포 영화를 넘어선 메시지


결론적으로, 에일리언 시리즈는 단순한 공포 영화에 그치지 않고 성과 젠더에 대한 복합적인 상징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페이스 허거와 제노모프 같은 외계 생명체는 성적 이미지와 인간의 신체적 침범, 특히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상징하며, 이는 성별 고정관념을 넘어서 남성 또한 그러한 공포와 무력감을 경험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리플리의 강력한 여성 캐릭터는 성적 대상화 없이도 주체적으로 서사와 액션을 이끌어가며, 이후 수많은 여성 캐릭터의 전형을 만들어냈습니다. 에일리언 시리즈는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성과 젠더, 그리고 여성 캐릭터의 다양성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오늘날까지도 그 의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럼 건강과 성 박물관 에디터 S는 다른 이야기로 다시 돌아 오겠습니다.